아기가 태어나 세상에 적응하는 첫 100일이 지나면, 부모는 새로운 고민에 마주하게 된다. 하루 종일 누워만 있던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 소중한 시간에 무엇을 하며 놀아주어야 할지 막막해지기 마련이다. 돌아보면 나 역시 첫째 아이가 백일을 넘겼을 무렵, 거실에 멍하니 앉아 아이와 눈을 맞추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매일 스마트폰으로 월령별 놀이 교육 정보를 검색하곤 했다. 3개월부터 6개월까지의 시기는 아기의 뇌세포가 폭발적으로 연결되고 오감이 급격히 발달하는 골든타임이기에, 적절한 오감 자극과 신체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까지 키우며 온몸으로 깨달았던, 이 시기 꼭 필요한 감각놀이와 발달 자극 놀이 기록을 차근차근 나누어 보려 한다.
3개월 아기를 위한 감각놀이와 터미타임 기초
3개월 무렵의 아기는 눈앞의 사물을 더 또렷하게 보기 시작하고, 손을 빨거나 쳐다보는 행동을 자주 보인다. 이때 가장 중요한 발달 자극 놀이 중 하나는 단연 터미타임이다. 첫째 아이 때는 터미타임이 목 근육 발달에 좋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바닥에 엎어놓았다가 아이가 자지러지게 울어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힘들어하는 아기를 위해 엄마의 가슴 위에 엎어놓는 가슴 터미타임부터 시작하면 훨씬 수월하다. 엄마와 눈을 맞추며 교감할 수 있어 아기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며 목을 가누는 데 도움을 준다. 엎드린 아기의 눈앞에 알록달록한 그림책이나 소리가 나는 딸랑이를 보여주며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감각놀이도 이 시기에 아주 효과적이다.
또한 이 시기에는 손바닥과 발바닥에 다양한 감각을 선물해 주는 것이 좋다. 보들보들한 손수건이나 촉감이 다른 장난감을 아이의 손에 쥐여주며 가볍게 스치듯 만져주면 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둘째 아이는 목욕 후 베이비오일을 바르며 온몸을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는 시간을 유독 좋아했는데, 이것 역시 훌륭한 촉각 놀이였다.
4개월 아기의 소리 반응과 신체 발달 자극 놀이
4개월에 접어들면 아기들은 옹알이가 부쩍 늘고 목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등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때는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놀잇감이 된다. 아이와 대화하듯 아이의 옹알이에 적극적으로 대답해 주고, 다양한 목소리 톤으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 언어 발달의 기초를 다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개인적으로 둘째 아이를 키울 때 가장 효과를 보았던 놀이는 거울 놀이와 바스락 놀이였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는 아이의 표정을 보는 것은 엄마로서 큰 즐거움이었다. 거울 앞에 아이를 안고 서서 다정하게 말을 건네면 아이는 거울 속 자신을 보며 소리 내어 웃곤 했다.
또한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가 나는 헝겊 책이나 소리 나는 양말을 발목에 채워주는 놀이도 추천한다. 아기가 제 발을 움직일 때마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나니 신기해하며 다리를 끊임없이 움직였다. 이러한 신체 활동은 자연스럽게 하체 근육을 발달시키고 신체 인지 능력을 높이는 훌륭한 신체 발달 자극 놀이가 되어 준다.
5개월 아기를 위한 뒤집기 발달 자극 놀이
5개월 무렵이 되면 아기들은 본격적으로 뒤집기를 시도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간다. 어떤 아이는 일찍 뒤집고, 어떤 아이는 조금 늦게 뒤집기도 하니 조급해할 필요가 전혀 없다. 첫째는 뒤집기가 조금 늦은 편이어서 조바심이 났었지만, 아이의 속도를 믿고 곁에서 조금씩 도와주니 어느 날 자연스럽게 성공해 감동을 안겨주었다.
아이가 뒤집으려고 몸을 옆으로 들썩일 때, 엉덩이나 등을 살짝 밀어주며 뒤집기 성공의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놀이가 좋다. 뒤집기에 성공한 후에는 시야가 달라지기 때문에 아기들이 매우 흥미로워한다. 엎드린 자세에서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좋아하는 장난감을 놓아두어 스스로 손을 뻗어 잡도록 유도하는 놀이를 자주 해주었다.
이 시기에는 눈과 손의 협응력이 발달하기 때문에 손으로 직접 만지고 탐색할 수 있는 촉감 카드를 활용한 감각놀이가 제격이다. 부드러운 털, 까칠까칠한 사포, 미끈미끈한 비닐 등 다양한 질감을 손가락 끝으로 느끼게 해주면 아기는 온 감각을 집중하며 흥미를 보였다. 놀이를 할 때는 엄마가 옆에서 각 질감의 느낌을 말로 표현해 주면 더욱 좋다.
6개월 아기의 앉기 연습과 소근육 발달 감각놀이
6개월은 아기가 혼자 힘으로 앉기 시작하고, 이유식을 시작하며 손놀림이 한층 더 정교해지는 변화의 시기이다. 도움을 받아 앉아 있을 수 있게 되면 두 손이 자유로워져 놀이의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이때는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소근육 발달 놀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양손에 각각 다른 장난감을 쥐여주고 서로 부딪쳐 소리를 내는 놀이는 아기의 양뇌를 균형 있게 발달시키는 데 매우 좋다. 둥근 공을 굴려주면 아기가 기어가서 잡으려고 하거나, 손으로 밀어내는 등의 대근육 놀이도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아이는 이 시기에 볼풀장에 앉아 알록달록한 공들을 만지고 던지며 노는 것을 정말 좋아했다.
손가락으로 작은 물건을 집는 연습을 시작하기에도 좋은 시기이다. 잘 익은 바나나나 부드러운 아기용 핑거푸드를 식판 위에 올려두고 아기가 직접 손으로 집어 먹게 하는 놀이는 소근육과 오감을 동시에 자극한다. 비록 옷과 사방이 엉망이 되기 일쑤였지만, 스스로 음식을 탐색하고 입으로 가져가는 과정 자체가 훌륭한 감각놀이이자 교육이었다.
지나고 보면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 버리는 3개월에서 6개월 사이의 시기는 아기와 부모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교감의 시간이다. 월령별 놀이 교육이라고 해서 거창한 교구나 비싼 장난감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따뜻한 눈맞춤, 다정한 목소리, 그리고 아기의 작은 몸짓에 즉각적으로 반응해 주는 부모의 사랑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놀이이자 최고의 교육이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매일매일 자라는 아이의 모습을 관찰하며 함께 웃었던 그 평범한 일상들이 지금의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낸 뿌리가 된 것 같다. 지금 이 순간 아기와 눈을 맞추며 어떤 놀이를 할지 고민하는 모든 부모들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이 행복한 성장의 과정을 온전히 즐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